오늘은,
7반은 가장 많은 희생학생이 발생한 반입니다.
250명의 학생들과 12명의 선생님,
일반인까지 포함하면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혹한 사고를 우린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그중에 다섯명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있는데 말입니다.
건호는 외동아들입니다
"간지쿵야! 왕 콧구멍! 주먹밥!"
앞장서기 좋아하고 목소리 큰 건호~!
털털한 성격에 잘생긴 외모까지...
친구 좋아하는 건호는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여자친구도 있었구요.
건호의 책상위에 놓인 편지글의 일부를 옮겨드리며
건호이야기와 건호를 잃은 친구들의 아픈상처를 생각해 주었으면합니다.
세윌호참사로 우리가 잃은 건 304명이 아니라 보이는 않는,
드러나지 않는 더 큰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언제나 앞장서기를 좋아하고 목소리 큰 너라서 금방 돌아올 줄 알았어, 근데 우리 애들중에서 꼴찌로 왔잖아. 진짜 많이 기다렸는데...
너가 써줬던 편지들 일찍 버릴걸....
이제 평생 어떻게 버려...
너 생각하면 그냥 미안한 마음뿐이야.
20살 되면 술 한잔 마시면서 과거 이야기 다 풀려 그랬는데 ...
우리 사이도 여기서 멈춰버렸네...
벌써 1년, 정말 말도 안돼~!
너 말투가 귀에서 맴돌고 표정. 걸음걸이 하나 하나가 생생한데 왜 너네는 우리랑 다른 세상에 있는거야??●
건호는 같은반 #이수빈과 참사에서 생존한 또다른 한명과 셋이서 삼총사처럼 친했다 합니다. 이 세명은 서로 미리 이야기 하지 않고 불쑥 집에 찾아가도 괜찮을 정도로 친해서
생존 학생의 집에 거의 주말마다 찾아가 놀고, 자고 왔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전에도 셋이 모여서 치킨을 주문해 먹으면서 놀았습니다.
건호가 떠나고나서 친구는 늘 같이 하교해서 집에가던 건호의 빈자리를 매일 안타까워합니다.
건호는 또다른 친구가 그려준 아기자기한 공룡그림을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어 놓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본 친구들이 놀리는 댓글도 달았지만
건호는 볼이 빨갛고 귀여운 공룡그림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건호가 떠난뒤에 빈자리로 남은 건호의 책상위에는 꽃과 함께 공룡그림이 그려진 카드가
한동안 놓여져 있었습니다.
건호를 보고 싶어하는 애틋한 마음의 표현 이였겠죠.
●건호야 ~!!여기서의 너처럼 거기서도 항상 당차고.아이들 이끌어주고. 웃는 모습 예쁜 너였으면 좋겠다.아프지 말고...
아픈적도 별로 없던 너라 걱정은 별로 안됨!
나 잊지말고 나 얼른 갈태니까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땐 친구사이로 오래오래 지내자!!
평생 잊지 않을께●
아쉽게도 건호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외동아들 건호를 황망히 잃어버린 부모님의 아픔을 함께 위로 드립니다.
건호는 #이강명과 짝꿍지기였으며 지금은 평택서호추모공원에 잠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