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반 #최정수
정수는
초등학교 5학년때 출전했던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상대 선수였던 동갑내기 우즈베키스탄 친구에게 "때려서 아프게 해서 미안해"라고
사과했을 정도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였어요.
파지를 줍는 분들을 보면 달려가 손수레를 밀어주던 착한 성품을 가졌고요.
정수는 맞벌이를 하던 엄마를 세심하게 챙겼고,
어느 일요일에는 피곤한 엄마를 대신해 팔을 걷어 붙이고 요리를 해주었대요.
김치 볶음밥과 두부 부침을 맛있게 만들던 정수는 중학생 때 인터넷을 뒤져 미역국 끓이는 법을 배웠고,
그 후 엄마의 생일이면 미역국을 직접 끓여드렸대요.
비오는 날이면 엄마에게 전화해 우산 가져갔는지 묻던 다정한 아들 정수는,
영화와 연극을 좋아했고 방송사 피디를 꿈꾸며 열심히 연극부를 쫓아다녔지요.
4월 15일 수학여행을 떠나던 아들에게 잘 다녀오라고 배웅하자, "저 이민가요?" 하며 웃던 정수.
그렇게 떠난 정수는 4월 16일 아침,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저없으면 어떡해요?" 라고 말했어요.
놀라서 그게 무슨 소리냐 묻는 엄마에게 애써 태연한 목소리로 "배가 미쳤나 봐요. 물이 들어오고 컨테이너가 떨어지고..."라던
정수의 마지막 목소리~~그렇게 마지막 전화를 남기고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정수는 한참이 지난 5월 4일,
부모님께 돌아와 지금은 평택 서호공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정수동생은 올 해 형이 다녔던 단원고에 입학하여 형의 뜻을 따르고 있습니다.
*1997년 3월1일 오전 9시30분 엄마에게 왔고,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30분 마지막 통화를 하고,
17년 1개월 15일 동안 엄마 곁에 잠시 머물다 떠나버린 정수를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