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반 지숙이는
배려심 많고 이해심 많은 딸이었어요.
중학교 1학년인 남동생과는 같이 만화영화를 보며 친하게 지내던 다정한 누나였고요.
엄마와 함께 시장을 가도 무엇 하나 사달라지 않던 착한 지숙이를 보며 엄마는 친구처럼 느껴졌고,
이제는 다 키웠다는 생각에 흐뭇하셨지요.
이쁘고 착했던 지숙이의 꿈은 경찰관.
학교 진로 카드에 장래의 꿈을 경찰관이라고 했던 지숙이는, 그 이유로 '남을 도와주고 싶어서'라고 썼답니다.
지숙이가 생각했던 경찰의 모습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잡는 정의로운 모습의 경찰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엄마, 아빠, 남동생과 행복하게 지내던 지숙이는
4월 15일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떠났고,
세월호는 친구들의 추억을 기대하던 지숙이와 아이들을 싣고 인천항을 떠나 제주도로 향했지요.
하지만
다음날 아침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의 깊고 푸른 물에 침몰하고 말았고,
지숙이는 9시 50분 친구의 전화를 빌려 엄마와 마지막 통화를 했어요.
영영 이별인지도 모른 채~~배가 기울어지고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지숙이의 말에
엄마는 "얼른 밖으로 나와 바다에 뛰어들면 누군가 구해줄거야." 라고 말했지만
지숙이는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지숙이는 결국 침몰하던 배에서 탈출하지 못했고,
사고 닷새 후인 4월 21일에야 사랑하는 가족 품에 돌아와 화성 효원 납골공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지숙이와 함께 돌아온 시계는 바닷속에서 닷새가 지나도 멈추지 않았고,
지금은 엄마의 손목에서 째깍째깍 지숙이의 숨결처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숙이의 생일을 축하하여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