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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알려드립니다
제목광화문 이안식 장훈 운영위원장 발언문2019-03-19 16:20
작성자 Level 10

안녕하십니까!
416 가족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2학년 8반 장준형 아빠 장훈입니다.

5년 전 이곳은 우리에게 그저 광화문 광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곳은 기억의 광장, 연대의 광장, 촛불 시민의 광장이 되었습니다. 지난 5년간 이 곳에서 우리들은 진상규명을 외치며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를 맞아가며 싸웠습니다. 그 모든 순간마다 이 곳에서 저희의 손을 잡고 아픔을 위로하며 함께 싸워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어젯밤은 정말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분명한 진상규명도 못했고 책임자처벌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곳 광화문 분향소를 정리하는 이 아침이 사실 누구보다 우리 가족들은 아프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지금도 이후에도 이 곳 광화문 촛불광장은 시민 모두의 공간임을 잘 알기에 오늘 이안식을 받아들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잊으라했습니다. 
잊으라했던 그들은 잊었겠지만 우리는 그 날 그 아침을 1분 1초도 잊지 못합니다. 
2014년 4월 15일 우리 아이들은 집을 나서며 “엄마 아빠,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도 말했습니다. 
그런데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아이들도 우리도 국가가 승객 모두를 무사히 구해줄 거라 믿었지만 끝내 우리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 날 대한민국은 단 한명의 승객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살아남은 모든 이들은 스스로 탈출해야만 했고, 무려 304명의 국민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는지, 도대체 왜 2014년 4월 16일 그 날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들을 구하지 않았는지. 우리는 지난 5년간 목이 터져라 물었지만 단 한 번도 이 질문에 충분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4년 뜨거웠던 여름, 우리는 그 대답을 찾기 위해 특조위를 만들어 달라고 외쳤습니다. 
대한민국 전역에서 800만이 넘는 국민분들이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진상규명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 아이들과 같이 있고 싶었습니다. 그런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신 시민 여러분들 덕분에 이곳 광화문에 분향소를 안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 이곳 분향소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우리 부모들 못지않은 애정과 배려로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셨고 기억해주셨습니다.

목이 터져라 외치며 서명을 받고 홍보를 해 주셨던 진실마중대 선생님들. 
손가락 부르트도록 리본과 나눔 물품 만드신 노리공 선생님들. 
우리 가족대신 상주를 자처해주신 전민동 국민상주 선생님들. 
국민들과 같이 어울리는 또 다른 방식을 제시해주신 길거리 카페 선생님들. 
궂은일 마다않고 우리 유가족들을 항상 지켜주신 416연대 회원 선생님들. 
지금도 우리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계신 416연대 대표님과 사무처의 실무자 선생님들. 그리고 모든 촛불 시민 여러분들.

이 자리를 빌어 마음깊이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얘들아! 우리 아들아, 딸아. 이제 가자! 
저 조그만 사진틀 안에서 예쁘게 웃고 있는 아가들아! 
엄마 아빠의 가슴에 안겨 이제 잠시만 집으로 가자! 
이 곳에서 밥을 굶고 머리를 자르고 눈물과 절규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 엄마 아빠들 지켜보느라 고생 많았다. 집에 가서 예쁘게 단장하고 다시 오자!

사랑하는 내 아들 내 딸아! 그간 이곳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너희를 마주하고 잊지 않겠다 다짐했다는 것 알고 있지? 
우리는 너희를 잊지 않는단다. 
절대로 우리는 잊지 못한단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 딸들아. 
그간 우리를 지켜준 고마운 분들 모두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집에 가자. 
고맙습니다! 
비록 오늘 우리 아이들은 잠시 이곳을 떠나지만 곧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 엄마 아빠의 손으로 우리 아이들 모두를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으로 단장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이곳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는 우리 아이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이곳에 모셔졌던 모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이웃이고 형제이며 가족입니다.

여러분!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세월호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수학 여행을 떠난 아이들은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 어떤 위급한 상황에서도 국가는 국민을 지켜야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야합니다.

그래서 이곳 광화문 세월호 광장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하지 못한 일을 국민들이 힘을 모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하며 이곳 세월호 광장을 만들고 지켜 왔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416연대와 우리 국민 모두와 함께 모든 걸 만들어 왔습니다.
특조위도 선조위도 사참위도 그리고 세월호 인양도 이곳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만들어 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우리 아이들의 힘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지만 전국의 아이들과 여러분들 자신과 여러분의 아이들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야합니다.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아이들 또한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원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예쁘게 단장하고 다시 돌아올 그 날도 오늘처럼 따듯하게 맞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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