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차도 주민과 시민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앞이 캄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심지어 세월호까지 인양하지 않고 수장시키려 하는 상황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말할 것도 없고 세월호참사 자체가 깊은 바닷속에 수장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서 동거차도에서 감시라도 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 때 동거차도 주민들께서 나서주셨습니다. 길을 함께 내주셨고, 초소를 만들고 감시를 하면서 씻고 먹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지나는 길에 낚시로 잡은 물고기 몇 마리를 툭 던져놓고 시크하게 내려가시기도 했습니다. 동거차도 1구 소우영 이장님과 2구 차정록 이장님, 이옥영 님을 비롯한 모든 주민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천막과 각목으로 얼기설기 감시초소를 세웠습니다. 허리를 세우고 서 있을 수조차 없는 움막이었습니다. 이를 알고 튼튼하고 멋진 돔천막을 두 채나 지어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번에 철거할 때도 직접 오셔서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주시고 철거한 돔을 동거차도 주민들을 위해 마을에 다시 설치해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김영만 사장님, 김인겸 님, 최건영 님. 정말 감사합니다. 시민들의 참여와 응원이 없었으면 감시초소를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직접 찾아와주셨고,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셨고, 감시활동을 같이 해주시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까지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동안 동거차도 감시초소 운영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모든 시민들께 그리고 고된 철거작업에 함께 해주신 김민호, 김정용, 김남훈, 최세환, 오수미, 윤경희, 진재열, 홍지혜, 이호연, 김민선, 임정자, 김미형, 김현석, 정현미, 최현숙, 이창준, 이경숙, 정찬민, 신영철, 정인선, 문성준, 이숭겸, 계흥엽, 김신정, 전한권, 김수창, 김수자, 유기만, 남현우, 정광진, 정규화, 임성민, 최창덕, 이가원, 이상수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동행해주신 목포MBC, JTBC 등 언론사들도 감사드립니다. “감시초소를 정리한다니 너무 서운하고 섭섭하다. 이제는 우리 보러 안 오는거 아니냐.” 술기운을 빌어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신 2구 이장님의 그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제까지처럼 자주는 아니겠지만 꼭 종종, 오랫동안 찾아뵙겠습니다. 그때도 담근주 한 잔 꼭 따라주세요. 이제 진짜 시작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의 주체는 특조위, 검찰이 아니라 피해자와 시민입니다. 참사의 진상을 완전히 규명할 때까지 시민들의 응원과 참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아니 할 수 없는 것까지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긴 여정 중 피해자들과 늘 함께 동행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더 똘똘 뭉칠 수 있도록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동거차도 감시초소와 함께 해주셨던 것처럼. 2018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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