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지 어느새 6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사이 세월호참사 책임자 처벌은 현장 구조세력 단 한사람만 진행되었습니다. 304분의 죄없는 국민이 희생되었는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가진 자들은 제대로 수사도 기소도 처벌받지도 않았습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왜 세월호가 침몰한 것인지, 왜 우리 아이들이 죽었는지, 도대체 누가 우리 국민 304분을 그토록 잔인하게 살인한 건지 목청이 터져라 묻고 또 물었지만 우리는 아직 납득할만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우리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돌아온 것은 지겹다! 잊어라! 그만 좀 우려먹어라! 등등 잔인하고 패륜적인 조롱과 비난뿐이었습니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청년대표로 자유한국당의 영입인사가 되었습니다. 정말 뻔뻔하고 잔인한 일들이 이곳 국회에서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팽목항에서 우리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숱한 일들을 겪어왔습니다. 전원구조라던 언론의 보도는 모조리 오보였고, 구조세력 총출동이라는 정부의 발표는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기울어져가는 배안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거듭하던 선원들은 해경에 의해 가장 먼저 구조되었습니다. 대기 방송을 지시했던 해경은 징계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되어온 우리 아이들은 짐짝처럼 취급당했습니다. 헬기로 수색하고 이송했어야할 응급한 아이들은 이배저배로 옮겨져 마지막 생존의 기회마저 박탈당했습니다.
이제 앞으로도 우리는 또 얼마나 참혹한 진실을 마주해야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진실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내 아이를 제대로 안아주지조차 못했던 그 지옥 같던 팽목항에서의 시간보다 더 무섭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로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내 아이를 죽인 살인자들을 모조리 처벌해야겠습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우리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을 모욕한 범죄자들 모두 처벌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이 다시 이곳 국회에 섰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 그리고 검찰은 304분 희생자의 권리이자 피해자 가족인 우리들의 권리인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요구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응답을 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2019년 11월 5일(화)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원영위원장 장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