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대한민국 사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 겁니까?
무슨 근거로 대한민국 사법부는 거침없이 공문서까지 조작한 저들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고 확신하는 겁니까?
온몸이 떨리고 분합니다. 목숨보다 소중한 내 아이들을 죽인 자들입니다.
구조할 수 밖에 없는 명백한 조건임에도 우리 아이들의 탈출을 막아 죽인 자들입니다. 침몰해가는 배안에 갇혀 기다리던 우리 아이들보다 자신들의 의전이 백만 배 중요했던 자들입니다. 심지어 살아 돌아온 우리 아이를 팽개쳐 죽인 자들입니다. 이보다 더 잔인하고 패륜적인 범죄행위가 어디 있습니까?
4월 16일 골든타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우리 304분을 살인한 자들입니다. 4월 16일 참사 직후부터 울부짖는 우리 피해자 가족들에게 새빨간 거짓말만 했던 자들입니다. 1분 1초가 급한 구조의 골든타임에는 약속이나 한 듯이 국민의 생명을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참사 이후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온갖 권력을 동원해 공문서를 조작하고, 증거를 은폐하고 가짜 기자회견을 열었던 자들입니다. 에어포켓이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단한명의 생존자 귀환을 절규하듯 소망했던 우리 피해자가족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잔인한 희망고문을 가했던 파렴치한 자들입니다.
검찰 특수단에게 묻습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준비를 어떻게 했기에 이런 잔악무도한 자들을 구속시키지 못한 겁니까?
우리 피해자 가족들은 치떨리는 심정으로 검찰과 사법부에 요구합니다.
검찰특수단은 즉시 구속영장 재발부 신청을 시작해야합니다.
사법부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증거 인멸의 능력과 의도를 분명히 가진 이들 해경 지휘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반드시 재발부 해야 합니다.
오늘 영장 재판부의 판단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행위입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가로막는 것은 곧 안전한 대한민국, 생명 존중의 대한민국 건설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304분 희생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의 참사를 기억하는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우리와 같은 생지옥을 견뎌야할 유가족이 생겨나서는 안 됩니다.
검찰 특수단은 전력을 다해 다시 준비하십시오. 이들 해경지휘부의 구속사유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확실하고 철저하게 자료를 준비하고 즉시 구속 영장 재발부 신청을 하십시오. 세월호 선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했던 다짐을 상기하고 반드시 이들을 구속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십시오.
사법부의 오만무도한 이번 구속영장 기각 판결은 역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입니다. 사법부는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304분 앞에 부끄러운 판결을 했습니다.
저들 해경지휘부의 인권만큼 우리 304분 희생자들의 생명권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오늘 무너진 대한민국 사법부의 양심을 구속영장 재발부로 다시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0년 1월 9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