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은 가족과 시민 모두의 것이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세월호 지우기를 중단하라!
서울시는 지난 5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을 26일 철거할 것이라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 통보했다. 오세훈 시장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제안한 면담도 거부하고 기어코 철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안산 화랑유원지에 조성예정인 추모시설이 있기 때문에 광화문광장에 기억공간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변명에 불과하다. 오세훈이 속한 국민의힘 강광주 시의원이 삭발까지 하며 저지하려 했던 안산 추모시설을 핑계로 대는 것은 염치도 없는 일이다.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는 서울시가 세월호를 서울 시민들의 눈앞에서 치워버리겠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세월호 참사는 무능한 정치와 선박 규제완화 등 생명·안전에 대한 경시가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남은 이들의 일상을 비극으로 이끄는지 일깨워주었다.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기억공간은 세월호가족과 시민들이 만든 역사가 담긴 공간이고, 세월호참사와 세월호 가족들의 투쟁은 시민들이 지난 정권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올 수 있었던 큰 원동력으로 승화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아직도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월호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지금의 과제를 잊지 않고 앞으로의 실천을 도모하기 위한 상징물이다. 이러한 세월호 기억광장을 시민과 가족들의 의사에 반해 기어코 철거하는 것이 세월호를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또한 진실을 감추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모든 시민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권리가 있다. ‘산 자’들이 요구한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세월호 기억관 철거를 중단하라! 의료인들도 서울시가 세월호 지우기를 추진한다면 시민들과 함께 강하게 저항할 것이다.
2021. 7. 19.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