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사건 진상규명 특검 수사결과에 대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의 입장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는 세월호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사건 진상규명 특검 수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 수사과정과 내용을 점검, 확인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당함으로써 특검이 정말 선입견 없이 철저하게 수사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주진철 특검보의 발언들이 부실수사의 전형이었던 검찰 특별수사단과 특검을 혼동하게 할 만큼 부적절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진실에 도달할 것”이라던 특검은, 무능한 건지 의지가 없는 건지, 정작 어떠한 증거도 찾지 않았고 결국 진실에 접근하지도 못한 특검이었다. 일단 세 가지 수사결과에 대한 세부 질문과 반박은 수사자료를 세밀히 점검•분석한 후 조목조목 제시할 것이다. 대검찰청은 최대한 신속히 수사자료를 제공하기 바란다. 하지만 수사자료를 검토하지 않더라도 당장 특검수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특검은 우리 입장을 충분히 듣고 수용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특검에 요구한 것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304명 희생의 이유와 책임을 밝히는 것이며, 특검 수사과제 세 가지 역시 이를 위한 수사여야 한다. 수사결과와 관계없이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304명 희생의 이유와 책임을 밝히기 위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 수사의 첫 출발이어야 한다.”였다. 그러나 특검은 이전 검찰특별수사단을 비롯한 검찰수사의 심각한 문제였던 ‘사안의 파편화’에 빠진 채(혹은 의도한 채) “왜 모든 CCTV영상이 사고 이전까지만 기록되었는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외면해버렸다. “CCTV영상이 중단된 것은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전원차단 때문이다”, “새롭게 인지한 수사사안이 없다”는 수사팀장 주진철 특검보의 단언이 이 근본적인 질문을 외면했음을 잘 보여준다. 참사 당일 CCTV 전원이 차단되었다는 08시 49분 이후에도 안내데스크 모니터를 통해 CCTV영상을 보았다는 선원과 생존자들의 증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로그기록만을 근거로 전원이 차단되어 영상녹화가 중단되었다고 단정지었다. 이는 검찰 특별수사단과 마찬가지로 피의자•피조사자들의 진술을 관대하게 수용한 특검이 정작 생존자들의 증언은 무시해버리는 이중적이고 편파적인 태도이다. 특검은 ‘과학’을 앞세워 생존자들의 증언을 착각과 오류로 치부해버리고 세월호참사는 교통사고일 뿐이며 해경은 무능했을 뿐이라는 ‘뉴스타파’의 주장을 대변하기 위한 조직인가? 아니라면 왜 생존자들이 로그기록과 상반되는 증언을 하는지를 인지사건으로 채택하고 수사를 하거나 남은 수사과제로 제시하는 것이 마땅했다. 아니, 적어도 급선회 시작장면이 전혀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세월호 이상상황 발생과 동시에 CCTV전원이 차단되는 상황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라도 해야 했다. CCTV영상은 사고의 원인과 304명 희생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매우 중요한 증거인데도 왜 이렇게 가볍게 다루는가?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그렇게 무시해버릴 정도로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우리는 수사발표 중 특검보 주진철 수사팀장의 발언들을 듣고 경악했다. 그리고 의문을 제기한다. 특검보 주진철 수사팀장은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저는 이게 개인적인 소견이고 특검님하고는 견해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수사팀의 책임자로서 저희는 있는 사실을 못 밝혀낸 게 아닙니다. 없는 걸 밝혀낸 거예요.” “특검께서는 마치 그 수사가 다 밝혀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시는 것처럼 발표하셨지만 저희 수사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수사가 이루어졌고 모든 자료를 검토했고 모든 대상자를 조사했습니다. 미진한 부분은 없으리라고 자신합니다.” 수사결과 발표장에서 이현주 특검은 발표문만 읽고 자리를 떠났고 이어서 두 특검보가 모든 질의에 답을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중 특검보 주진철 수사팀장이 두 차례나 ‘이현주 특검과 견해가 다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특검 내에서 심각한 의견대립이 있었으며 결국 실질적인 수사는 검찰에서 파견된 검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있는 사실을 못 밝혀낸 게 아닙니다. 없는 걸 밝혀낸 거예요.”, “미진한 부분은 없으리라고 자신합니다.”는 발언은 “특수단은 총장님께서 직접 지휘하신다”며 철저한 수사를 자신하더니 결국 피의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했던 검찰 특별수사단 임관혁 단장의 엉터리 부실수사 발표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럴듯한 말로 모두를 현혹하고는 결국 검찰조직과 자신의 영달에만 골몰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떠올리게 했다. ‘과연 검찰파견 검사와 수사관들이 자신들이 속한 검찰의 수사결과를 뛰어넘는 수사를 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여지없이 현실이 된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이현주 특검과 주진철 특검보는 명확히 답을 해야 한다. “있는 사실을 못 밝혀낸 게 아닙니다. 없는 걸 밝혀낸 거예요.”, “미진한 부분은 없으리라고 자신합니다.”는 주진철 특검보만의 생각인가? 특검 전체의 생각인가? 특검수사를 실제로 지휘한 것은 이현주 특검인가, 주진철 특검보인가? 앞에서 전제한대로 가족협의회는 수사자료를 신속히 확보해 면밀히 검토한 후 다시 한 번 의견을 내놓을 것이다. (대검찰청이 수사자료를 제공하더라도 모든 자료를 다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대통령기록물, 국정원과 군의 자료 등.) 하지만 지금 분명히 해둘 것은 사고장면을 하나도 남기지 않은 CCTV영상의 문제점을 수사과제로 삼지 않은 특검수사는 결국 304명 희생의 이유와 책임을 밝히는 데 전혀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특검이며, 수사결과가 이후 지속해야 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어렵게 만든다면 이 책임도 져야 한다는 점이다. 모두에게 간절히 묻고 호소한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304명이 죽임을 당했는데 왜 살인자를 찾으려는 검사는 단 한 명도 없는가? 살인사건을 실족사처럼 취급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살아서 돌아와야 했던 내 아이가 왜 죽어야 했는지를 밝히고, 범인을 처벌하고, 다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포기하거나 죽이는 일이 없게 하려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엄마아빠들의 간절한 소원이 잘못된 것인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당연히 살아서 돌아와야 했던 304명이 죽임을 당한 이유와 책임을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의 엄마아빠들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오직 우리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국가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해내고야 말 것이다. 304명 희생자 앞에서 했던 세월호참사 이전과 다른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기억하는 이들도 끝까지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한다. 아이들이 수학여행 떠난 지 2,677일(2021. 8.12.)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